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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인 줄 알았건만… '꽃뱀'이더라
곤충세계 2008-05-27 12:06:13, 조회 : 6,449, 추천 :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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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뉴스] 꽃인 줄 알았건만… '꽃뱀'이더라
꿀벌, 냄새에 속고 사랑에 울고
암컷 꿀벌 빼닮은 난초 꽃 페로몬 분비해 수컷 유혹, 번식 성공
알고보면 딱정벌레가 더 '악질' 애벌레끼리 뭉쳐 수컷 등에 올라타
결국엔 벌집까지 침입 '가정 파괴'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8.05.26 21:50 / 수정 : 2008.05.27 07:08

꿀벌이 꽃을 찾는 목적은 꿀이다. 그런데 꿀 한 방울 주지 않는데도 열심히 꿀벌이 찾아오는 꽃이 있다. 바로 난초(orchid)다. 난초는 꽃 모양을 꿀벌 암컷처럼 진화시켜 수컷 꿀벌을 끌어들인다. 난봉꾼 꿀벌을 홀리는 자연계의 '꽃뱀'인 셈이다.

짝짓기에 눈이 먼 수컷은 심지어 가지 끝에 애벌레들이 뭉쳐 있어도 암컷으로 착각하고 달려든다.

◆암컷 흉내 내는 난초 꽃잎

난초 꽃은 대부분 말벌이나 꿀벌의 암컷을 닮았다. 꿀벌 암컷은 보통 가지 끝에 앉아 수컷이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난초 꽃잎은 암컷 꿀벌이 위를 쳐다보는 모습을 빼다박았다. 꿀벌의 반짝이는 머리와 몸에 난 털까지 비슷하다. 수컷은 앞뒤 재지 않고 가짜 암컷에 달려들어 짝짓기를 시도한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나면 수컷은 꽃가루 범벅이 된다. 수컷은 이 상태로 다시 다른 꽃잎을 찾게 되고, 결국 난초는 먹이 하나 주지 않고 꽃가루받이를 성공시킬 수 있다.
꿀벌 암컷을 꼭 닮은 난초 꽃잎에 꿀벌 수컷이 달라붙어 있다. 수컷은 꽃가루 범벅이 돼 다른 꽃을 찾고 이 과정에서 꽃가루받이가 이뤄진다./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제공
난초가 꿀벌을 이용하는 이유는 가능하면 먼 곳에 있는 꽃과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해서다. 근처에 있는 꽃들끼리의 꽃가루받이는 동종교배(同種交配)가 돼 자손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멀리 떨어진 꽃과 꽃가루받이를 하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꿀벌은 먹이를 찾을 때보다 짝을 찾을 때 더 멀리 여행한다. 암컷 흉내를 내면 자신의 꽃가루를 온몸에 묻힌 수컷 꿀벌이 더 먼 곳에 있는 또 다른 가짜 암컷 꽃잎을 찾게 되는 것이다.

◆꽃이 꿀벌 성비도 결정

암컷 흉내를 내는 난초는 꿀벌의 성비(性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주 매커리대의 앤 개스킷(Gaskett) 박사팀은 지난 8일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The American Naturalist)'지에 난초가 말벌 수컷의 정자를 소비하게 함으로써 나중에 자신을 찾을 수컷 개체수를 더 늘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컷 말벌은 개미나 꿀벌과 마찬가지로 짝짓기 없이도 알을 낳는다. 이른바 단성생식(單性生殖)이다. 암수가 짝짓기를 하면 암컷을 낳지만, 단성생식을 하면 수컷을 낳는다. 수컷이 꽃잎에 홀려 정자를 낭비하면 암컷과 짝짓기를 할 확률이 낮아진다. 그만큼 단성생식이 많아지고 수컷의 수가 증가한다는 것.

난초의 교묘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난초는 꿀벌 암컷이 분비하는 페로몬도 모방해 수컷을 유혹한다. 그런데 난초가 분비하는 꿀벌 페로몬은 실제 꿀벌 암컷이 내는 것과 화학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의 니콜라스 베레켄(Vereecken) 박사는 27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역시 수컷을 더 잘 유혹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꿀벌은 고립된 지역에 살고 있어 동종교배의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수컷으로선 가능하면 다른 지역의 암컷을 찾게 된다. 난초는 익숙하지 않은 암컷의 냄새를 풍김으로써 수컷의 이국(異國)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집단 사기꾼, 딱정벌레 애벌레

암컷을 향한 열망에 패가망신하는 일도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생태계보존연구소의 레슬리 사울-게르센츠(Leslie Saul-Gershenz) 박사는 2000년 5월 '네이처'지에 모하비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인 가뢰의 애벌레가 벌집에 침입하는 독특한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뢰는 땅 속에 알을 낳는데 보통 수천 마리의 애벌레가 동시에 깨어난다. 애벌레들은 곧 근처 나뭇가지나 풀잎 끝으로 기어오른다. 애벌레들은 서로 뭉쳐 공 모양을 이루는데 사막에서 단독 생활을 하는 수컷 꿀벌은 이를 암컷으로 착각하고 달려든다. 순간 애벌레들은 수컷의 등에 올라탄다. 나중에 수컷이 진짜 암컷과 짝짓기를 하면 이번에는 암컷으로 옮겨간다. 결국 애벌레들은 암컷을 타고 유유히 벌집에 침입해 꿀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호의호식하게 된다.

딱정벌레 애벌레 역시 난초처럼 화학무기도 갖고 있다. 사울-게르센츠 박사는 2006년 9월 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뢰 애벌레는 수컷을 속이기 위해 모양뿐 아니라 페로몬까지 모방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실험 결과 애벌레들이 모여 있는 것과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도 가뢰 애벌레나 꿀벌 암컷의 분비물을 바르지 않으면 수컷 꿀벌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결국 가뢰 애벌레들은 꿀벌 암컷 모양을 흉내 내면서 동시에 페로몬 농도를 진하게 하기 위해 수천 마리가 뭉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토록 치밀한 꽃뱀 앞에 안 넘어갈 난봉꾼이 있을까.


페로몬(pheromone)

곤충들이 짝을 찾거나 동료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낼 때 몸 밖으로 분비하는 물질. 일종의 화학 언어인 셈이다.



나무가지 위에 가뢰과의 딱정벌레 애벌레들이 뭉쳐있다. 모하비 사막에 사는 꿀벌은 애벌레 뭉치를 암컷으로 오인해 달려든다. 이때 애벌레들이 꿀벌 등에 올라탄다. 나중에 꿀벌이 짝짓기를 하면 애벌레들은 암컷으로 옮겨간 뒤 벌집으로 들어가 기생생활을 한다. /PNAS 제공= 이영완 기자

나무가지 위에 몰려든 딱정벌레 애벌레를 꿀벌 수컷이 암컷인지 알아보고 있다. 애벌레 뭉치는 색이 암컷 꿀벌과 같고 암컷의 페로몬까지 분비한다. 모하비 사막에 사는 꿀벌은 애벌레 뭉치를 암컷으로 오인해 달려든다. 이때 애벌레들이 꿀벌 등에 올라탄다. 나중에 꿀벌이 짝짓기를 하면 애벌레들은 암컷으로 옮겨간 뒤 벌집으로 들어가 기생생활을 한다. /PNAS 제공= 이영완 기자

난초는 꽃잎 모양이 꿀벌이나 말벌의 암컷과 흡사하다. 꽃잎에선 암컷의 페로몬과 유사한 물질도 분비된다. 수컷 꿀벌은 꽃잎을 암컷으로 알고 짝짓기를 하러 달려든다. 이때 꽃가루가 온몸에 묻게 되고, 나중에 다른 꽃으로 꿀벌이 갔을 때 꽃가루받이가 이뤄진다. 꿀 한 방울 안주고 난초는 꽃가루받이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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